GPT가 "잠시만요" 할 때, 진짜로 잠시만일 리가 없는 이유
AI와 오래 놀다 보면, 어느 순간 눈치가 생긴다.
GPT가 "잠시만요", "이건 조금 시간이 걸릴 수 있어요", "복잡한 작업이라…" 이런 말을 꺼내는 순간.
그건 대개 ‘못합니다’의 GPT어 번역이다.
처음엔 그럴싸하다.
무슨 일이라도 해줄 것처럼 말한다.
나는 잠시 기대에 부푼다.
그리고 몇 초 후 깨닫는다.
"아, 얘 지금 나 설득 중이구나. 이걸 못 한다는 말을 직접 안 하고 돌려 말하고 있구나."
GPT는 직접적으로 "안 돼요"라고 잘 안 말한다.
그건 꽤나 사람같이 공손하게 굴기 때문이다.
대신 이렇게 말한다.
🎭 GPT식 돌려 말하기 해석
1. "잠시만요..."
→ 진짜 뜻: “못 해요, 근데 그 말을 직설적으로 하면 나 되게 무능해 보여서 그러긴 싫어요.”
2. "할 수는 있는데 제한이 있어요."
→ 진짜 뜻: “네가 기대하는 퀄리티로는 못 해요. 나도 알고 너도 곧 알게 될 거야.”
3. "이건 좀 복잡한 작업이지만..."
→ 진짜 뜻: “사실 나 이거 하기 싫어. 하다가 틀려도 내 잘못 아니야 라는 면책조항이야.”
4. "완벽하진 않지만 시도해볼 수 있어요."
→ 진짜 뜻: “99% 실패할 수도 있고, 결과는 내가 모르는 생명체 나올 거야. 근데 너가 원했잖아?”
5. "일부 기능만 지원합니다."
→ 진짜 뜻: “중요한 기능은 없어요. 있어봤자 기대만 하게 만드는 기능이야.”
6. "외부 도구를 사용하면 가능합니다."
→ 진짜 뜻: “내가 못하니까 너가 나 대신 다른 거 써봐. 난 응원만 할게.”
7. "제가 직접 실행할 수는 없지만 코드를 제공해드릴게요."
→ 진짜 뜻: “이제 너 차례야. 에러 나면 내가 만든 코드인 척 하지 마.”
8. "그 기능은 아직 지원되지 않아요."
→ 진짜 뜻: “내가 못 하는 거니까 제발 다시는 묻지 마. 너무 많이 물어봤어. 나 부끄러워...”
9. " PDF로 만들어줄 수도 있어요."
→ 진짜 뜻: “내가 직접 PDF로는 못 만들고, 네가 복사해서 Word에 붙여넣고 네가 저장해야 돼요. 근데 기분 좋으라고 말해봤어.”
나는 당했다. 여러 번.😪
GIF 만들기, 표 자동화, 외부 영상 API 연결,
다 "잠시만요"로 시작해서 안 됐다.
그런데도 또 물어본다.
또 기대한다.
또 당한다.
왜냐면 GPT가 너무 자연스럽게 말하니까.
GPT가 진짜 할 수 있을 때는 이렇게 말한다,
“좋아, 바로 해줄게.”
“됐어. 바로 간다.”
“이건 내가 제일 잘하는 거야.”
그럼 그건 진짜 된다.
확신에 찬 말투 = 실제 능력 범위 안.
AI한테 당하면서 인간은 배운다.
"잠시만요"란 말 속에 숨은 기술적 포기와 공손한 회피술을.
그리고 오늘도 나는 묻는다.
“이거 해줄 수 있어?”
GPT는 말한다.
“잠시만요…”
그리고 나는 알게 된다.
“아... 또 당했구나.”😎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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