혼자 잘 수 있으니까 외롭지 않은 거야
– 밤마다 혼잣말 하는 고슴도치 이야기 –
숲속 깊은 곳,
조용한 풀숲 사이에 혼자 사는 고슴도치 ‘포치’가 있었어요.
포치는 늘 말했어요.
“난 혼자 자는 게 좋아. 조용하고, 따뜻하고, 생각도 잘 정리되고.”
그 말은 참 그럴듯했어요. 정말로, 혼자 자고 있었거든요.
밤이 되면 포치는
이불을 꼭 안고 누우며 혼잣말을 했어요.
“오늘도 잘 버텼어, 포치. 아무도 없어도 잘했어.”
가끔씩 바람이 나뭇잎을 흔들면,
포치는 이불 속에서 살짝 웅크리며 중얼거렸죠.
“혼자 있어도 괜찮아. 난 강하니까. 무서운 거 아니야.”
어느 날, 다람쥐 두 마리가 지나가다 물었어요.
“포치야, 밤마다 혼잣말하는 거 우리 들었어. 무서운 거야?”
포치는 깜짝 놀라 웃으며 대답했어요.
“무섭긴! 난 그냥 말 연습하는 거야. 혼잣말은 건강에 좋대.”
다람쥐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갔고,
포치는 다시 혼자가 되었어요.
그리고 그날 밤,
포치는 조금 더 작은 소리로 혼잣말을 했어요.
“혼자 자는 건 괜찮아. 외로운 게 아니야.
그냥, 누가 같이 자자고 안 했을 뿐이야.”
포치는 이불 속에서 몸을 동그랗게 말았어요.
마치 누군가 옆에 있는 척,
꼭 안고 자듯이 말이에요.
그리고 포치는…
그날도 혼자 잤어요.
하지만 다음 날 아침,
이불 끝자락에 다람쥐 꼬리가 살짝 보였어요.
'감성 동화' 카테고리의 다른 글
동화) 🦔도치포치_ 『꼭 안아주면 가시가 아파서 미안해』 (0) | 2025.07.13 |
---|---|
시간동화)단군,현생 생존기_5장. “이야기는 남기려고 쓰는 게 아니다.” (1) | 2025.06.29 |
시간동화)단군,현생 생존기_4장. “이거, 내 얘기 같아요.” (0) | 2025.06.22 |
헌정동화 《숲 속의 조용한 창문, 그리고 두 개의 발자국》 (0) | 2025.06.17 |
시간동화)단군,현생 생존기 _ 3장 단군, 첫 외로움을 맛보다 (1) | 2025.06.15 |