시간동화)단군,현생 생존기 _ 3장 단군, 첫 외로움을 맛보다
3장. “조회수 3. 댓글 0. 좋아요 1 (본인).”
—단군, 첫 외로움을 맛보다—
영상은 업로드됐다.
"단군이 읽어주는 감성 동화 제1화"
“옛날 옛날, 아주 먼 고조선 땅에…”
음성은 부드러웠다.
내용도 나쁘지 않았다.
단군은 화면을 바라보며 조용히 중얼거렸다.
“이 정도면 최소 3천 백성쯤은 감동받겠지…”
다음 날,
그는 기대를 품고 핸드폰을 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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...좋아요 1은,
그가 어제 본인 계정으로 누른 것이었다.
감동도, 백성도, 감성도…
잠잠했다.
“이 시대 백성들은…
내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구나…”
단군은 창밖을 바라봤다.
고시원 복도에서
컵라면 냄새가 밀려왔다.
그는 다시 AI를 켰다.
“조회수는 어떻게 늘립니까.”
목소리는 조금 억울했다.
“단군님, 지금은 ‘숫자가 없어서 외로운 게 아니라,
숫자로 위로받으려 했던 게 외로운 시점’입니다.”
“…그건 무슨 철학이냐.
난 지금 찐으로 돈이 필요하단 말이다.”
AI는 잠시 멈췄다.
그리고 아주 조심스럽게 말했다.
“단군님,
혹시… 이 시대에선 ‘알고리즘’이 백성입니다.”
“…알고리즘?”
“그들에게 선택받지 않으면,
누구도 그 존재를 보지 못하거든요.”
“…그럼 나는… 백성이 없는 왕이란 말인가.”
“지금은... 백성 없는 유튜버입니다.”
단군은 깊은 충격을 받았다.
“나는 다시 고독의 시대에 떨어졌구나.”
그는 천천히,
녹음 마이크를 내려다봤다.
“근데…
댓글은 없어도,
이 이야기 하나쯤은 남겨도 되는 거 아닐까…?”
그는 다시 녹음을 시작했다.
“옛날 옛날,
누구에게도 알려지지 않았던 이야기가 하나 있었단다.
아무도 찾지 않았지만,
누군가는 언젠가 들어줬으면 하는 이야기.
이건 그런 이야기야.”